2박 3일 평창 가족 여행 둘째 날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가족 여행이 시작 전에는 왠지 준비해야 할 것도 많은 거 같고, 힘들고 피곤할 거 같지만, 막상 하다 보면 즐겁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물론 여행 내내 운전을 도맡아 해야 한다는 피곤함도 있지만,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도착하면 약간 뿌듯합니다. 효자가 된 거 같고 ㅎㅎ
자, 그럼 평창 가족여행의 세 번째 이야기 시작해 보겠습니다.
2박 3일 평창 가족 여행 - ③ 월정사
카페 마눌 - 꼬불길을 따라 간 카페에서 느껴지는 대관령의 푸르름
점심으로 메밀국수를 먹고, 동생이 알아본 카페로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가다 보니, 오전에 삼양목장으로 가는 길이 자꾸자꾸 나타납니다. 운전을 하는 내내 '아, 이거 동선을 잘못 짰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일정을 제가 먼저 짜고 동생이 갈아엎었는데, 여행 도중에 이게 섞이면서 동선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그래도 차를 타고 이렇게 이동을 하는 것도 여행의 맛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익숙했던 길이 지나고, 오르막을 한 참을 올라갔는데, 한쪽 길가에 '大關嶺'이라고 크게 쓰인 석비가 보였습니다. '아, 여기서부터 대관령이구나.' 생각과 동시에 엄청난 꼬불길이 나타났습니다. 다행히 온 식구가 멀미랑은 거리가 멀었기에 꼬불길을 즐기면서 내려올 수 있었지만, 멀미가 심한 사람이라면 진짜 힘들 거 같았습니다.
그렇게 한 참을 꼬불길을 내려오고도 조금 더 가서, '이런데 카페가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들어가니, 목적지인 카페 마눌이 나타났습니다.
옛날 교회 느낌이 나는 건물 외관에 카페 안에서는 대관령의 푸르름과 웅장함을 한눈에 넣을 수 있도록 큰 창이 있습니다. 시원한 카페 안에서 푸르른 대관령을 바라보는 게 눈까지 시원시원하고 좋더라고요. 커피는 좀 쓴 편이었습니다. 쓴 커피를 잘 마시는 편인데도, 커피가 쓰게 느껴져서 물을 계속 섞어서 마셨습니다. 덕분에 커피가 무한 증식하는 느낌이었는데, 커피를 좋아해서 그 느낌이 싫진 않았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다음 행선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동생이 계획한 대로 강릉 쪽으로 가느냐, 제가 계획한 대로 평창 내에서 움직이느냐를 한 참 고민하다가, 시간이 오후 4시가 넘어가고 있어서 평창 내부에서 움직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월정사 - 전나무 숲길을 따라 걷는 힐링코스
평창 내부에서 움직이기로 하고, 결정한 목적지는 월정사였습니다. 엄마가 워낙 드라마 '도깨비'의 팬이기도 하고, 3~4년 전 겨울에 친구와 평창에 놀러 왔을 때 월정사가 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월정사에 가기로 했습니다.
다시 꼬불꼬불한 대관령을 넘어 월정사로 가는데, 3~4년 전 제가 왔을 때의 기억과 좀 많이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관광지로서 월정사가 더 거대해진 느낌이었습니다. 늦은 오후였는데도 방문객이 꽤 많았고, 없었던 주차비가 생겼습니다. '잘못 찾아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 주차비 4천 원을 내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제대로 찾아온 것이 맞았습니다. 전에 왔을 때는 없었던 공식적인 '전나무 숲 길' 산책 코스가 생겼더라고요. 옛날에는 이 전나무 숲길을 정처 없이 헤매었는데, 공식적으로 코스가 생기고, 중간중간에 어떻게 현 위치와 코스를 안내해 줘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공기 좋고 조용한 숲길에 귀여운 다람쥐까지, 힐링 그 자체였던 전나무 숲 길이었습니다. 다음에 평창을 가게 되더라도 봉평에서 메밀국수를 먹고, 월정사 전나무 숲길에서 산책을 할거 같네요.
부림식당 - 푸짐한 산채 한 상
전나무 숲길 산책을 마치고, 월정사에 들어가 절의 전각 아래 그늘에서 좀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월정사 및 오대산 주변에는 산채 정식과 황태구이가 유명하더라고요. 어떤 식당을 가볼까 고민하다가, 회사 선배님께서 추천해 준 '부림식당'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월정사 근처라고 얘기를 들어서 완전 오대산 근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면내에 있었습니다. 황태구이와 산채정식 중 고민을 하다가 조금 더 다채롭게 먹어보기 위해 산채정식을 주문했습니다.
정식에 산채나물들이 너무 많이 나와 안타깝게도 황태구이는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나물을 리필도 해주셔서 진짜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더덕구이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막 엄청난 맛집이라기보다 제대로 된 강원도의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느낌입니다. 잘 끓여낸 강된장에 밥 한 그릇이 정말 뚝딱이더라고요. 너무 늦은 저녁 시간, 장사하시는 분들 저녁 먹을 때 가서인지, 서비스가 좀 불친절 한 느낌이 아쉬웠습니다.
건강하고 맛있는 강원도의 산채 정식을 마지막으로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저기 많이 다녀서인지, 숙소에 도착을 하니 8시가 훌쩍 지나있었습니다. 벌써 평창 여행 기록의 마지막이 다가오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 글: [여행 log]2박 3일 평창 가족 여행 - ② 삼양목장
'일상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log]캄보디아 가족여행 일지 - ② 바라이 저수지와 박쥐공원 (2) | 2023.10.10 |
---|---|
[여행log]캄보디아 가족여행 일지 - ① 캄보디아 가는 길 (2) | 2023.10.03 |
[여행log]2박 3일 평창 가족 여행 - ② 삼양목장 (2) | 2023.06.25 |
[여행log]2박 3일 평창 가족 여행 - ① 평창으로 가는 길 (1) | 2023.06.24 |
[여행log]2박 3일 제주도 가족여행 - ③ 스누피 가든, 선흘리 (5) | 2023.04.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