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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og

[여행log]캄보디아 가족여행 일지 - ② 바라이 저수지와 박쥐공원

by 벨크 2023.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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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캄보디아에서 하노이로 가는 비행기가 갑자기 취소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덕에 캄보디아에서의 일정이 길어졌고, 여유 있게 캄보디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여유로워진 여행이 된 캄보디아 여행기 둘째 날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캄보디아 가족여행 일지 - ② 바라이 저수지와 박쥐공원

 

바라이 저수지

 

  일정이 여유로워지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여유로웠습니다. 부모님은 호텔 조식을 즐기러 가셨지만, 아침잠이 더 중요한 저는 한 참을 누워 자다가 아침부터 호텔에서 반신욕을 즐겼습니다. 개운하게 씻고 나와서 커튼을 걷으니, 어제는 어두워서 보지 못했던 호텔의 전경이 보였습니다.

 

시엔립 퍼시픽 호텔 전경

 

  비가 올 거 같은 날씨였지만,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이국적입니다. 어딘가 휑한 느낌도 납니다. 캄보디아는 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처럼 빽빽한 도심은 볼 수 없었습니다. 어딘가 허름하고, 비어있는 거 같습니다. 오히려 그런 모습들이 심리적으로는 더 여유롭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캄보디아는 전기를 사서 쓰는 나라라서, 전력 공급이 시원치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기요금이 매우 비싸고 전기가 자주 나가는데, 다행히 호텔에서는 쾌적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많이 습하고 더워서 에어컨 없이 어떻게 사나 싶었는데, 또 막상 며칠 지내다 보니 괜찮더라고요.

 

  그렇게 호텔에서 여유로운 아침을 즐기고, 바라이 저수지를 향했습니다. 바라이 저수지는 앙코르와트를 짓기 위한 돌을 파내어 만든 저수지라고 합니다. '사람이 손으로 그만한 양의 돌을 파낼 수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저수지였습니다.

 

바라이 저수지바라이 저수지의 수상 가옥
바라이 저수지바라이 저수지

 

  버스에서 내리니 캄보디아 꼬마들이 달려왔습니다. 1달러에 다섯 개짜리 팔찌를 팔기 시작합니다. 가이드님이 캄보디아를 여행하면서 아이들에게 적선하듯 돈을 주지 말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고, 구걸이 아닌 엄마와 집에서 함께 만든 팔찌를 팔고 있는 거라 마음이 동하면 하나 사주시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1달러를 주고 팔찌를 사서 나눠서 착용했습니다.

 

  이곳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중 많은 학교들이 대한민국에서 지어준 학교라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봉사활동으로 캄보디아에 와서 학교를 짓는데 도움을 주고, 또 아이들을 가르치는데도 도움을 주신다고 합니다. 캄보디아를 여행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저수지를 구경하고, 물 위에 지어진 집인지 쉼터인지 모를 곳에서 앉아있으니, 마음이 평화로워졌습니다. 캄보이아에서는 동물들을 주로 방목하는 거처럼 보였습니다. 사람을 겁내지 않고, 길거리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고양이와 닭들이 참 신기했습니다.

 

캄보디아 고양이캄보디아 닭

 

박쥐 공원과 왕의 정원

 

  바라이 저수지를 보고, 가이드님이 준비해 주신 망고를 먹었습니다. 확실히 산지에서 먹는 과일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마냥 달지 않고, 망고향이 강한 게, 평소 망고를 즐기지 않는 저에게도 아주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갈비 뜯듯이 망고를 먹었습니다.

 

  망고까지 맛있게 먹고, 향한 두 번째 행선지는 박쥐공원과 그 주위에 있는 왕의 정원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씨엠립의 도심지인지 최신식 건물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왕의 정원은 캄보디아 국왕이 일 년에 두 번, 추석과 설에 방문하는 사찰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무척 큰 규모였지만, 부지 내의 박쥐 공원이 유명해지면서 국민들을 위해 아주 사적인 건물들을 빼고 공개했다고 합니다.

 

  왕의 정원 근처에는 캄보디아 스타벅스도 있는데요. 저는 그 뒤편에 있는 아마존 커피라는 곳에서 카페 아마존을 마셔봤습니다. 오리지널 아마존 커피라고 해서, 쓴 블랙커피인 줄 알았는데 단 맛이 아주 많이 나는 커피였습니다. 앞으로는 동남아시아에서 커피를 마실 땐, 룽고나 에스프레소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을 두 번의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왕의 정원은 산책하기 좋은 사찰 느낌이었습니다. 굉장한 무언가가 있지는 않았지만 이국적인 건축물과 조각들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신기했던 건 박쥐 공원이었습니다. 대낮에 나무에 매달려있는 박쥐라니.. 그 수가 무척 많은 거도 놀랍고, 해가 지면 그 박쥐가 앙코르와트로 날아가서 사냥 등의 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박쥐공원의 박쥐왕의정원캄보디아 왕의 정원

  박쥐공원에 딱 관광객 행세를 하고 있는 우리를 본 캄보디아 주민들이 열심히 손짓을 하길래 가봤더니, 박쥐 한 마리가 기둥을 타고 내려와 매달려있었습니다. 캄보디아 사람들의 순수함과 따뜻함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캄보디안 컬츄럴 빌리지

 

  박쥐 공원에서 산책을 마치고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인 캄보디안 컬츄럴 빌리지라는 유원지에 갔습니다. 원래 일정에 없던 곳인데, 비행기가 취소되면서 급하게 가이드님이 급하게 끼워 넣은 일정이었습니다. 유원지 내에 밀랍인형 박물관이 있는데요. 그곳에서 들었던 가이드님의 설명이 참 좋았습니다. 좋지 않은 통치자 및 주변국에 폭삭 망해버린 캄보디아에 대한 애정이 많이 느껴지는 설명이었습니다.

 

캄보디안 컬츄럴 빌리지 밀랍 박물관캄보디안 컬츄럴 빌리지

  캄보디아는 특이하게도 사학이 하나도 발전하지 않았는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는 말을 하셨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루머라는 말이 있지만.)

 


  캄보디아에 대한 애정이 샘솟기 시작하는 둘째 날이었습니다. 캄보디아 사람들에게서 느껴진 따뜻함 덕분에 더 좋았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은 캄보디아의 메인, 앙코르와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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