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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og

[여행log]2박 3일 제주도 가족여행 - ③ 스누피 가든, 선흘리

by 벨크 2023.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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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여행 2일 차를 마치고 숙소에 도착했는데, 동생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지막날은 계획 안 짰는데 오빠야가 좀 짜 봐라.' 

 

  일 할 때는 일정이나 계획을 잘 세우고 하는 편이지만, 평상시에는 흘러가는 대로 사는 선택적 J형 인간인 저에겐 무척 당혹스러운 말이었습니다. 특히나 여행 계획은 거의 짜본 적이 없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백지가 되었습니다. 부랴부랴 스마트폰을 꺼내 앱과 인터넷으로 3일 차 여행을 짜봤습니다.

 

  여행의 마지막날이라 공항까지 도착하는 시간을 고려해야 해서 더 어렵더라고요. 아무런 확신 없이 여기저기 둘러본 제주도 가족여행 마지막날을 소개하겠습니다.


2박 3일 제주도 가족여행 - ③ 스누피 가든, 선흘리

 

스누피 가든

 

  여행 계획 짜기의 무지렁이인 제가 마지막날 첫 번째 일정으로 고른 곳은 제주 스누피 가든이었습니다. 스누피 가든은 작년 제주도 가족여행 때도, 올해에도 숙소를 왔다 갔다 하는 길에 표지판으로 접했던 이름이라 궁금하던 차였습니다.

 

  스누피 가든으로 행선지를 정하고 어떤 곳인지 잠깐 검색해 봤는데, 입장료가 무려 17,000원이었습니다. 뒤이어 떠오른 생각. '과연 부모님이 17,000원을 내고 스누피 가든을 가려고 하실까?' 불안한 마음에 다른 게 뭐가 있을까 찾아보았지만, 마땅찮았습니다.

 

스누피 가든스누피 가든

 

  스누피 가든에 대해 한 마디로 정리해 보자면,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입니다. 스누피 가든에 입장하게 되면 처음엔 스누피 박물관을 보게 됩니다. 스누피는 제가 생각했던 거보다 훨씬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화였습니다. 뚜렷한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대화에서 현대인들에게 치유와 휴식을 선사하는 네 컷 만화였습니다. 안내를 따라 박물관을 걷다 보면, 네 컷 만화와 만화와 관련된 체험들을 할 수 있어서 소소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박물관 구경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스누피 가든이 등장합니다. 정말 단어 그대로 '정원'이었습니다. 정원을 걸으면서 정말 좋았던 건, 공간 활용도와 그 공간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한 길 안내였습니다. 같은 장소를 빙빙 돌고 있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길마다 색다른 광경을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길의 콘셉트에 맞춰 전시되어 있는 스누피와 친구들의 모형들은 실제로 '피넛츠' 세상을 몰래 구경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줬습니다.

 

  안내에 따라 스누피 가든을 전부 산책하는데 2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만큼의 볼거리가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 여행 계획에 스누피 가든을 넣으실 계획이 있으시면 시간을 넉넉하게 계산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블루보틀 제주 카페

 

  스누피 가든을 나와서 차를 타고 조금 이동을 하면 블루보틀 제주 카페가 나옵니다. 동생이 워낙 카페 구경을 하는 걸 좋아해서 점심식사 전에 들러볼 곳으로 정했는데요. 스누피 가든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서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 블루보틀 제주 카페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 시간상 저녁 식사를 할 시간이 애매했기 때문에, 점심을 좀 늦게 먹는다고 생각하고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블루보틀 제주 카페블루보틀 제주 카페

 

  블루보틀 제주 카페는 뜬금없을 정도로 외딴곳에 위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차를 몰고 들어가는데 '여기로 가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실제로 주차장 들어가는 곳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이상한 데로 들어가서 돌아 나와야 했습니다.

 

  어렵사리 주차를 하고, 커피와 푸딩을 시켰습니다. 커피도 커피였지만, 개인적으로 우유 푸딩이 부드럽고 달콤한 게 아주 맛있었습니다. 많이 달지 않아서 부모님도 맛있게 드셨습니다. 블루보틀 제주 카페의 뒤쪽에는 제주 맥주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조그마한 상점도 있었습니다. 우도 땅콩 찰떡파이가 가방에 가득 담겨있지 않았다면, 맥주를 조금 사 오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선흘곶 쌈밥정식, 비케이브 카페

 

  블루보틀 제주 카페에서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선흘곶으로 이동했습니다. 선흘곶은 회사 선배님께 추천받은 식당인데요. 내비게이션을 찍고 이동을 하는데, 선흘곶 역시 계속 외딴곳으로 들어가서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서도 긴가민가 했는데요.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주차장에 빼곡히 들어선 차들이 보였습니다.

 

선흘곶 쌈밥정식

 

  '설마.. 자리가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행히 빈자리가 있었습니다. 쌈밥정식을 인원수대로 주문했는데요. 쌈도 반찬도 깔끔하고 맛있었습니다. 부모님이 정말 만족스럽게 드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선흘곶의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가게 벽에 적혀있는 재료와 원산지명이었습니다.

 

톳 - 제주산

마늘 - 애월산

시금치 - 제주산 등등

 

  바로 정말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진정한 제주도의 맛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수육과 고등어뿐만 아니라 나온 밑반찬까지도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선흘곶에서 식사를 하고 조금만 올라가면, 비케이브라는 카페가 나오는데요. 이 카페가 유명한 사진 맛집이더라고요.

 

선흘 의자동굴선흘 비케이브
선흘 비케이브

 

  1인 1 음료를 주문하고 나면 야외의 포토존들을 이용할 수 있는데요. 멋진 들판에 놓여 있는 악기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동굴 천장에서 내려오는 한 줄기 햇빛을 맞으며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우습게도 저는 이 들판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저 악기들 비 오면 어떡하지?'이지만 동생도 엄마도 아버지도 재밌게 사진을 찍는 걸 보고, 즉석에서 짠 여행 계획에 가족들이 모두 만족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2박 3일 제주도 가족여행 기록이 끝이 났습니다. 제가 떨어져 산지 오래되어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고,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은데 늘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항상 작년보다 조금 더, 아주 조금 더 부모님께 잘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한 해를 보냅니다. 그래서 내년에도 부모님을 모시고 제주도로 여행을 떠날 계획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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