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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og

[여행log]대만 여행 2만보 - ⑤ 단수이

by 벨크 2024.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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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여행의 마지막 기록입니다. 4박 5일 일정 중 마지막 다섯째 날은 시내 구경만 하고 특별히 무언갈 하지 않아서, 따로 포스팅하기가 애매하더라구요. 그래서 넷째 날, 다섯째 날을 하나로 묶어보았습니다.

 

  그럼 대만 여행의 마지막 기록을 시작해보겠습니다.


대만 여행 2만 보 - ⑤ 단수이

 

예류 지질 공원

 

  아침에 일어나 씻고, 여모씨와 함께 주차장에 차를 가지러 갔습니다. 차를 가지고 올라왔는데 주차 차단기가 올라가질 않습니다. 분명히 어제 선불까지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마음에 옆에 붙어 있는 인터폰을 누르려 하는데 뒤에서 웬 노인이 말을 걸어옵니다. 노인의 표정이 매우 화가 난 듯 보였습니다. 저는 난처한 얼굴로 영어로 무언갈 설명해 보았으나, 도저히 뜻이 통하지 않아 번역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런데 번역기도 보지 않고 계속 자기 할 말만 하더라고요.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화가 나 보였습니다.

 

  차에 계속 타고 있던 여모씨가 어제 받은 주차권을 번역해 보았는지, 아직 차를 뺄 수 있는 시간이 아닌 거 같다고 합니다. 실제로 다시 짐을 지키고 있던 친구들을 만나 근처에서 토스트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우고 차를 빼보니, 차단기가 잘 열리더라구요. 그 대만 노인이 무슨 이야기를 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의사소통을 하려고 조금도 노력하지 않는 모습에 기분이 많이 불쾌했습니다. 다시는 지룽시는 가지 말아야지..

 

  한 차례의 해프닝 끝에 다시 차를 타고 예류 지질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예류 지질공원은 온통 한국인 관광객뿐이었습니다. 신기한 형태를 하고 있는 모래 바위들이 무척 신기했는데요. 캄보디아 여행 때와는 달리 아무런 설명 없이 지질공원만 한 바퀴 돌고 있자니, 조금 아쉬웠습니다. 왜, 어떤 환경 때문에 저런 지질이 형성이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근처에 있던 패키지의 가이드 분도 특별한 설명 없이 그냥 관광객들을 풀어(?) 놓기만 할 뿐이더라고요. 아쉬운 마음에 구글링을 해봐도 특별한 정보가 없더라고요. 조금 더 미리 공부를 했었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예류 지질공원예류 지질공원 용머리 바위

 

  그래도 자연이 주는 경관은 무척이나 좋았던 예류 지질 공원이었습니다. 신기한 형태의 모래인지 바위인지 없는 기암괴석들과 대만 특유의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를 동시에 있습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사진도 찍고, 중간에 앉아서 커피도 마시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단수이 라오제 - 타콰이 스테이크

 

  오늘의 메인 여행지인 단수이로 이동을 했습니다. 미리 알아본 주차장을 찍고 이동을 했는데, 주차장을 눈앞에 두고 차선을 하나 잘못 탔더라구요. 직진을 해야 하는데 좌회전 차선에 있어서, 직진 차로의 차가 빠지고 나서 그 자리에서 한 차선을 옮겨 직진을 했습니다. 그런데 눈앞에 경찰이 있는 게 아니겠어요? 경찰이 우리를 불러 세우길래 식은땀을 흘리며 열심히 상황 설명을 했습니다. 그게 통한건지, 애초에 관심이 없었던 건지 모르겠는데, 평화로운 표정으로 뭐라고 되묻습니다. 분명히 영어였는데 못 알아듣겠더라고요. 다행히 운전을 하던 여모씨가 알아들었는지, 파킹, 주차할 거라고 얘기했더니 방향을 알려줍니다. 캄보디아에서도 그렇고 고등학교 이후로 영어를 안 쓰는 삶을 살았더니, 영어 듣기가 너무 안 되는 거 같아 씁쓸했습니다.

 

  무사히 주차를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타콰이 스테이크라는 스테이크 집을 향해 갔습니다. 타콰이 스테이크는 짠내투어라는 방송에 나온 가성비 스테이크 집이라고 합니다. 어제와는 다르게 오늘은 한참동안 식사를 하지 못해서 무척 배가 고팠습니다. 하필이면 주차장과 타콰이 스테이크 사이에 거리가 좀 멀어서 한 참을 걸었던거 같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타콰이 스테이크에서 스테이크를 종류별로 시켰는데요.

 

타콰이 스테이크타콰이 스테이크

 

  왜 가성비 스테이크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의 양과 가격이었습니다. 심지어 맛있기도 했고, 철판에 계란 프라이가 같이 나오는 것도 너무 좋았습니다. 이 정도의 스테이크를 아웃백 같은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먹으면 돈이 어마어마하게 깨질 거 같은데, 그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배부르게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 타이베이 시내 구경을 하면서 타콰이 스테이크 같은 가게를 한 두 군데를 더 봤는데요. 대만은 스테이크의 가격이 정말 싸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스테이크를 먹고 나서는 단수이 거리를 천천히 둘러보았는데요. 단수이는 정말 시내? 대학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엄청 많고, 먹거리들도 많고 거리의 악사들도 보이고, 외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도 보였습니다. 그렇게 거리 구경을 조금 하고, 대만의 명물이라는 대만 카스텔라도 사서 먹어보고, 또 색다른 맛의 버블티도 마셨습니다. 버블티를 마시면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인 진리대학까지 걸어가니, 이미 해가 어둑어둑 졌습니다. 덕분에 진리대학은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하고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화시지에 야시장 - 동파육 덮밥과 용산사

 

  마지막 밤을 보낼 숙소는 다시 타이베이였습니다. 지룽시에서 숙소가 워낙 좋지 않아서, 오늘의 숙소는 그저 그런대로 깔끔하고 괜찮았습니다. 좀 힙한 느낌의 에어비엔비였는데, 저는 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숙소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점심을 늦게 먹은 지라 배는 그렇게 고프지 않았는데, 개구리군이 동파육 덮밥, 동파육 덮밥 노래를 부릅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여태껏 먹은 음식들의 맛이 다 동파육 덮밥과 비슷한 맛의 요리들을 먹어와서, 좀 더 색다른 게 먹고 싶었습니다. 근데 이 놈은 무슨 미슐랭에 눈이 돌아간 건지, 미슐랭을 받은 동파육 덮밥을 꼭 먹어야 한다며 난리였습니다. 그래서 같이 갔죠..

 

  Wang's Broth라는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동파육 덮밥 가게 앞은 약간의 웨이팅이 있었습니다. 근데 워낙 회전율이 빨라서 빨리 빠지더라고요. 그리고 실제로 다른 사람들이 먹고 있는 동파육 덮밥을 보니, 여태껏 봤던 비주얼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라 기대가 됐습니다.

Wang's Broth 동파육덮밥Wang's Broth 동파육 덮밥
Wang's broth 동파육 덮밥

 

  비쥬얼과 냄새가 아주 훌륭했는데, 양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저같이 밥심으로 사는 사람은 최소 두 그릇은 먹어야 할 거 같은 양이었어요. 맛은 여태껏 먹었던 비슷한 요리들 중에 최고였습니다. 여태 먹었던 다른 동파육 덮밥, 족발 덮밥, 족발 조림, 돼지고기 조림 등등의 맛은 굴소스와 간장소스에 고기를 조려 낸 느낌이라면, 이 동파육 덮밥은 거기에 춘장 혹은 짜장을 더해서 풍미가 훨씬 풍부하고 부드러운 맛이었습니다. 개구리군에게 툴툴댔던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동파육 덮밥을 먹고 바로 옆에 또 다른 미슐랭을 가려고 했는데, 영업이 끝났더라고요. 동파육 덮밥으로 인해 기름이 낀 입안을 헹구고 싶어 색다른 음료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특이한 걸 사람들이 먹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무슨 비닐봉지에 담아서 빨대를 꽂아주는 음료수라니.. 당장 사 먹었죠.

대만에서 먹은 뭔지 모를 마실거리대만에서 먹은 뭔지 모를 마실거리그걸 아주 맛있게 먹는 나..

  다른 친구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콜라를 사러 편의점을 갔는데, 저랑 조커군은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젤리가 떠다니는 코코팜 같은 음료수였는데요. 망고 같은 열대음료 맛이 나는데, 과하게 달지 않고 정말 상쾌하고 맛있었습니다. 음료수까지 먹고 배를 꺼트리기 위해 용산사를 향했습니다.

 

타이베이 용산사

 

  용산사는 타이베이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라는데요. 아쉽게도 소실되었다가 재건된 것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절은 한국에 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전각에 조각들이 화려했고,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용산사 산책까지 마치고, 맥주를 조금 사서 숙소에서 마시고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습니다.

 

 아종면선 곱창국수

 

  마지막날 아침은 치아더 펑리수를 구매하기 위해 조금 일찍 일어났습니다. 치아더 펑리수는 구매하기가 어렵지 않아서, 오픈런 같은 게 없을 줄 알았는데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 있었습니다. 왜인지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조금 찾아봤는데요. 아침부터 사람들이 오픈런을 하는 이유는 바로 딸기나 멜론 맛 같은 특별한 맛의 펑리수를 구매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치아더 펑리수를 사기 위해 줄을 선 모습줄 서서 산 치아더 펑리수

 

  일반적인 파인애플맛 펑리수는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으니, 파인애플맛 펑리수를 사실 분들은 굳이 오픈런을 할 필요는 없겠죠? 그렇게 펑리수를 사고, 여모씨는 렌터카를 반납하러 가고, 저와 개구리군은 커피를 마시러, 다른 두 친구는 쇼핑을 하러 돌아다니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개구리군과 길을 가다 우연히 발견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는데, 앤티크 한 분위기와 사장님의 친절함이 아주 좋았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렌터카를 반납한 여모씨와 다른 두 친구들을 만나서 아침 겸 점심으로 아종면선 곱창국수를 먹으러 갔습니다.

 

아종면선아종면선 곱창국수

 

  아종면선 곱창국수는 국수라기보다는 유산슬에 가까운 무언가였습니다. 면과 국물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국수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우리나라의 잔치국수의 바리에이션이라고 생각하고 가신다면, 확인을 하고 가시길 권합니다. 다행히 저희 다섯 명의 입맛에는 맞았습니다. 저는 원래 유산슬을 좋아하기 때문에 점도 높은 곱창국수 국물이 아주 맛있더라구요. 적당한 고수향과 소스를 추가해서 다양한 맛으로 즐겼습니다. 브런치로 뜨끈한 죽을 사발 먹은 기분이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대만의 거리들을 조금 더 걷고 나서 저희의 대만여행은 끝이 났습니다. 최근에 주말마다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포스팅이 많이 늦었는데요. 긴 시간이 지난 후 대만 여행을 되돌아보니 또 새로운 기분이 드네요.

 

  2024년에 맞이할 새로운 여행들도 기대가 됩니다. 그럼, 다음번엔 다른 포스팅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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