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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og

[여행log]대만 여행 2만보 - ④ 지우펀

by 벨크 2023.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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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여행 셋째 날이 밝았습니다. 둘째 날 저녁에 마사지를 받고 피로를 풀었다고 하지만, 그게 과연 피로가 풀린 것인가 하는 의문이 다시금 떠오르는 셋째 날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점점 지쳐가고, 슬슬 고향이 그리워지기 시작한 날이었는데요.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있었고, 여행 사이사이에 힐링도 해서 좋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대만을 다시 간다면, 셋째 코스를 다시 짜서 조금 완벽하게 즐겨보고 싶네요. 그만큼 셋째 날은 대만의 색깔이 많이 묻어 나오는 여행 일정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럼 대만 여행 셋째 이야기, 시작해 보겠습니다.


대만 여행 2만 보 - ④ 지우펀

 

스펀 - 등 날리기

 

  여독이 과연 풀린 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아침이었습니다. 친구들이 감기에 걸린 저를 배려해 준다고, 저를 숙소에 남겨두고 렌터카를 찾으러 갔습니다. 셋째 날부터는 관광지와 관광지 사이가 멀어서, 렌터카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거든요.

 

  친구들의 과한 배려에 여유 있게 아침에 일어난 저는 한 참을 친구들을 기다리다가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같이 남아있던 친구 콩군과 숙소를 나섰습니다. 숙소 근처에 있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 잔 할까 하다가, 좀 더 색다른 것을 먹어보자는 생각에 스타벅스 근처에 있던 모스 버거를 들어가 보았습니다.

 

  모스 버거에서 햄버거를 주문하는데, 키오스크에 영어가 전혀 없어서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큐알 결제를 할 수단도 없어서 주문서를 뽑아 들고, 카운터로 가 현금으로 결제를 했습니다. 손짓 발짓을 동원에 우여곡절 끝에 햄버거를 주문했는데, 햄버거가 생각보다 너무 조그마하고, 또 햄버거가 아니라 라이스버거더라고요. 그래도 맛은 있었습니다.

 

  콩군과 대충 밥을 해결하고, 아슬아슬하게 친구들이 렌터카를 가져온 시간에 맞춰서 다시 숙소로 돌아가 짐을 싸고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차를 타고 약 한 시간 정도 이동을 해서 스펀에 도착을 했습니다.

 

  스펀은 대만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라고 합니다. 바로 철길 위에서 등을 날리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저희는 등을 날리기 전에 기찻길과 상가들을 구경했습니다.

닭날개볶음밥스펀 거리스펀에서 등 날리기

 

  구경길에 보니 닭날개볶음밥과 땅콩 아이스크림이 맛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먹었습니다. 후후.. 닭날개볶음밥은 맥주까지 사서 같이 먹었는데요. 맥주랑 아주 찰떡으로 어울리고, 무척 맛있었습니다. 대만에서 먹은 핑거푸드 중에 가장 특색 있고 맛있었습니다. 닭날개볶음밥은 정말 먹고 싶네요. 땅콩 아이스크림은 생각보다 평이한 맛이었습니다. 얇게 밀가루반죽 위에 고깃집 후식 아이스크림을 넣고, 땅콩가루를 뿌려 주었는데요. 그냥 맛이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조금 더 좋은 걸 썼으면 배는 맛있었을 거 같은데 아쉬웠습니다.

 

동쪽 끝 등대

 

황금두부 볶음이름모를 길가 식당에서 먹은 만찬면 요리

 

  스펀에서 등 날리기 체험도 하고 동쪽 끝 등대를 향하는 길에 또 한 번의 식사를 했습니다. 정말 구글 맵에서 찾아 들어간 식당이었는데요. 볶음 면요리와 황금두부 볶음이 맛있었습니다. 저는 이때쯤부터 너무 계속 먹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햄버거에 닭날개볶음밥에 또 점심... 게다가 한 번 먹을 때 조금씩 먹는 거도 아니라서 늘 배가 불러있는 상태였습니다.

 

동쪽 끝 등대에서 바라본 대만의 바다

 

  그렇게 번의 식사를 마치고 동쪽 등대라는 곳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동쪽 등대는 그대로 대만이라는 나라의 동쪽 끝에 위치한 등대입니다. 멋지게 펼쳐진 수평선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우리나라와 달리 방파제가 없어서 몰아치는 파도와 생각보다 예쁜 대만의 바닷물 색깔 말고는 인상적이진 않았습니다.

 

지우펀

 

  바다를 보면서 약간의 힐링 시간을 가지고 지우펀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지우펀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이 배경이 됐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유명한 곳인데요. 해당 애니메이션의 감독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우펀이 대만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었습니다. 등이나 큰 건물들에서는 일본색이 묻어나지만, 작은 건물들과 좁고 정리가 안된 길목들에서 중화권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말 그대로 정말 대만 같은 곳인 느낌이었습니다.

지우펀

 

  가는 날이 장 날인지 지우펀으로 가는 길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우산을 쓰고 돌아다니는 일이 처음에는 너무 고역이었습니다. 걷다 보니, 그것도 나름 운치가 있더라고요. 적당히 지우펀의 골목들을 올라가다 우연히 발견한 찻집에서, 창 밖으로 떨어지는 비를 보면서 차를 한 잔 하니, 너무 힐링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비오는 지우펀의 운치

 

  여유롭게 차를 마시면서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고 내려오는 길에는 행복당에서 흑당 버블티를 먹었습니다. 줄이 늘어선 만큼, 진짜 맛있었습니다. 한국에도 행복당 버블티가 있다는데, 근처에 있으면 자주 가서 사 먹고 싶다는 생각이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흑당 버블티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에 취했는지, 수많은 관광객에 치여 내려가는, 오는 지우펀의 거리도 너무 즐겁고 재밌었습니다.

 

지룽먀오커우 야시장

 

  지우펀에서 내려와 숙소에 짐을 풀었습니다. 지룽시에 있는 숙소였는데요. 지룽시는 관광과는 거리가 먼 도시인가 봅니다. 예약한 호텔도, 거리도, 사람들도 너무 불친절한 느낌이었습니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실망스러웠습니다.

 

  호텔에 짐을 풀고 돌아본 야시장도, 어제의 닝샤 야시장과 별 다를 게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녁을 대충 먹고 숙소로 들어와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래도 야시장을 구경한 친구들은 야시장에서 먹은 음식들이 꽤 입맛에 맞고 맛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야시장은 모르겠지만, 숙소로 잡은 호텔은 정말 최악이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외부 소음이 하나도 차단이 안되는데, 바로 아래층에 노래방이 있는 거 같았습니다. 새벽까지 노래방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대만 여행을 계획 중이신 분들은 지룽시에 숙소를 절대 구하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대만에서의 셋째 날은 좋았다가 마지막의 숙소에서 너무 실망스러운 하루였습니다. 지룽시의 숙소만 아니었다면, 스펀과 지우펀에서의 시간은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스펀과 지우펀만은 다시 가고 싶네요. 그럼 다음 포스팅은 대만에서의 넷째 날과 마지막 날의 이야기를 같이 가지고 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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