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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og

[여행log]후쿠오카-벳푸-유후인 2박3일 여행기 - ①

by 벨크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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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의 기세가 어느 정도 꺾이고, 해외여행 가능 지역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던 해외여행을 친구들과 함께 준비해 봤습니다.

 

  원래 쉬는 날이면 집에 틀어박혀서 책 읽고 휴식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취직하고도 한참 동안 해외여행을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 고로 성인이 되고 나서 뒤늦게 맞이하는 첫 해외여행이라, 살짝 긴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럼 본격적인 여행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후쿠오카-벳푸-유후인 2박 3일 여행기 - ① 2023년 2월 24일의 여행기록

 

후쿠오카 공항 - 다자이후 텐만구와 점심식사

  아침 4시에 일어나 눈곱도 제대로 못 떼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6시 20분 정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들었던 이야기만큼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셀프 수하물을 부치고, 출국 수속까지 끝내고 들어가니 인천공항 마티나 라운지는 줄이 길게 늘어져있었습니다. 카드 혜택으로 이용하려고 했던 라운지는 포기하고, 면세점 아이쇼핑을 조금 하다가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해가 뜨지 않아서 몰랐는데, 화창한 날씨는 아니었습니다. 25일 내일은 비 예보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륙도 조금 늦어지고, 비행도중 경로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 도착한 후쿠오카 공항, 공항 직원들의 한국어와 영어가 능숙해 아직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알 수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입국 절차를 진행해 왔습니다. 미리 준비한 비지트 재팬(visit japan)에서 검역 등록 및 수하물/입국심사 등록을 해놔서인지 정말 편하고 간편하게 입국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수하물 관련 QR을 찍고 나가려는데, 계속 QR코드가 먹히지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입국 일자가 잘못 됐다는 메시지만 나오고.. 등 뒤로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긴장된 마음에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다시 비지트 재팬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수화물 등록 QR을 발급하다 보니, 제가 입국일자의 연도를 2024년을 잘못 입력했더라고요. 정말.. eSim을 등록하지 않아 핸드폰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도 못 할 느낌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일본으로 입국을 마치고, 렌터카를 수령해 첫 번째 목적지인 다자이후 텐만구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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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후 텐만구와 핑거푸드 그리고 모쯔나베

  다자이후 텐만구는 일본의 대표적인 신사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사전조사와 공부를 조금 더 하고 가면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제가 느낀 다자이후 텐만구는 정말 산책하기 너무 좋았습니다. 조금 더 봄이 만연했을 때 와서 꽃이 활짝 피어있는 모습을 보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식 정원이 잘 꾸며져 있는 신사 내부를 걸으면 기분도 산뜻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런 생각들을 갈무리하며 점심을 먹으러 나섰습니다.

 

  점심은 유명한 우동집을 갔다가 웨이팅이 그 우동집에서 길모퉁이를 돌면 나오는 조그마한 모쯔나베집으로 갔습니다. 구글 맵에서는 평이 꽤 높은 곳이었는데, 한국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도무지 말이 통하지가 않아서 주문하는데 진땀을 뺐습니다. 구글 번역기와 대학생 때 잠깐 배운 일본어로 겨우겨우 모츠나베 런치 코스를 주문하고 나니 기운이 쭉 빠졌습니다. 그래도 모츠나베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먹고 나서 넣은 짬뽕면이 국물과 잘 어우러져 정말 시원하게 먹었습니다.

 

  일본에 도착하고 처음으로 '내가 외국에 나와있구나'라는 게 점심을 주문하면서 와닿기 시작했습니다. 시원한 맥주도 한 잔 했겠다. 본격적으로 다자이후 텐만구에서 파는 핑거푸드들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기계처럼 "코래 산 구다사이"를 기계처럼 반복하여 친구들것까지 야무지게 시켜서 제대로 식도락을 즐겼습니다.

 

벳푸 - 카마도 지고쿠와 숙소, 저녁 하지메 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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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도 지고쿠와 하지메 스시, 연어초밥이 일품!

  다자이후 텐만구를 한 바퀴 둘러보고, 먹어보고 싶은 것들을 모조리 먹어 본 후 숙소가 있는 벳푸로 이동했습니다. 저는 여권 사진이 없어서 국제 면허증을 신청하지 못했고, 함께 여행한 두 명의 친구 중 '여모씨'는 저와 같이 점심때 맥주를 마셔서 운전을 '개구리'군이 도맡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다 같이 새벽부터 움직여 피곤할 텐데 운전을 전담하게 된 개구리군에게 미안함의 무게만큼 졸음도 무겁게 내려앉아 차로 이동하는 중간에 잠깐 잠이 들었습니다. 30분 정도 잠들었던 거 같은데 눈을 뜨니 무척 미안해서 괜히 이런저런 말들을 꺼내고 있는데 여모씨가 조수석에서 코를 골고 있어서 웃겼습니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기 전에 '카마도 지고쿠'라는 관광지를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카마도 지고쿠는 벳푸 지역에 있는 7개의 지옥코스 중에 하나인데요. 각각 특색 있는 온천 체험을 할 수 있는 관광지입니다. 온천물도 마시고 손과 발을 담그거나 온천 증기로 호흡기에 온천 찜질을 할 수 있는 코스들이 있습니다. 온천물을 맛보니 유황 냄새와 맛이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여기는 온통 한국인들이라 일본어보다 한국어가 더 자주 들렸습니다. 사람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곳은 온천물에 발을 담그고 구운 계란과 라무네를 마실 수 있는 곳이었는데, 여모씨와 개구리군은 신발 때문에 차마 들어오지 못하고, 그런 거 전혀 신경 안 쓰는 저만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계란과 라무네를 마셨습니다. 후후..

 

  숙소는 그랜드 베이스 벳푸 호텔이었습니다. 깔끔한 내부와 인원수만큼 준비된 침대 그리고 욕조가 구비되어 있다는 점이 아주 좋았습니다.

 

  숙소에 대충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벳푸 거리로 나섰습니다. 다자이후 텐만구에서 너무 많이 먹어서 저녁은 간단하게 야키토리에 맥주를 먹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야키토리집을 다섯 곳을 갔는데 가는 곳마다 자리가 꽉 차거나 예약으로 만석이었습니다. 피곤함에 서로 조금 날카로워지기도 했고, 더 걷기가 힘들어서 우선 눈에 보이는 싸구려 이자카야에 들어가서 대충 허기와 예민함을 가라앉혔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조금 더 차분하게 행동할 수 있었는데, 제가 개구리군에게 너무 짜증을 낸 거 같아 미안하네요...

 

  싸구려 이자카야에서 싸구려 안주에 맥주와 하이볼을 먹으면서, 다음 행동 지침을 정했습니다. 야키토리집을 두 군데 더 가보고, 자리가 없으면 편의점에서 주전부리와 맥주를 사서 숙소로 가서 쉬면서 먹자! 그렇게 즉석에서 알아본 야키토리집을 갔는데.. 역시나.. "이빠이.. 이빠이!" 두 마디를 듣고 돌아 나왔습니다. 이쯤 되니 '야키토리집들이 단체로 우리를 보이콧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에 여모씨가 맞은편 스시집을 가리키며, 자기가 원래 가려고 했던 스시집이라고 하더라고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스시집에 들어갔습니다. 만석처럼 보였는데, 알고 보니 한 테이블이 치워져있지 않은 거더라고요. 사장님께서 굉장히 친절하게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얘기해 줘서.. 머릿속으로 스멀스멀 떠오르던 "혐한"이라는 단어를 지울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이 정말 굉장히 친절하고, 스시도 맛있었습니다. 특히 연어초밥이 정말 여태껏 먹어본 연어초밥 중에 가장 맛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국내 유튜버에게도 소개가 됐던 맛집이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배부르게 스시를 먹은 건 먹은 거고, 원래 디저트 배는 따로 있는 법..!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 로우손에 들러서 편의점 먹거리들을 잔뜩 사가지고 숙소에 돌아가서 먹었습니다. 배부르니 잠도 잘 오더군요.


  이렇게 후쿠오카-벳푸-유후인 여행의 첫째 날이 지나갔습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이틀째의 여행기는 다음 포스팅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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