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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log

[여행log]후쿠오카-벳푸-유후인 2박3일 여행기 - ②

by 벨크 2023.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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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여행하면서 정말 매 끼니마다 생맥주 2잔과 하이볼을 먹었습니다. 생맥주의 청량함과 시원함이 여행의 긴장과 피곤을 씻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포스팅을 하고 있는 오늘도 어쩐지 생맥주가 땡기네요.

 


후쿠오카-벳푸-유후인 2박 3일 여행기 - ②2023년 2월 25일의 여행기록

 

유후인 가는 길 - 유후다케 전망대

 

  아침에 일어나서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를 나왔습니다. 숙소 앞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깜박이길래 후다닥 건넜는데, 채 반도 건너지 못했는데 빨간불로 바뀌었습니다. "우와악!"소리를 지르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오지 않은 친구들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습니다. 아뿔싸. 경찰차가 지나갑니다. 안에 앉은 경관과 눈이 마주쳤는데, 꾸벅, 목례를 건네옵니다. 얼떨결에 저도 꾸벅, 답례를 하였습니다. 다행히(?) 큰 일은 없었지만, 제 꼴이 꽤 우스웠나 봅니다.

 

  다시 친구들과 합류하여, 주차장에 주차된 차를 되찾아 짐을 실었습니다. 일본은 불법주차 단속이 굉장히 심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와 다르게 갓길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을 볼 수가 없고, 유료주차장이 엄청 많습니다. 무료 주차장은 거의 없고 장시간 주차 시 주차비가 꽤 나가기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지만, 잘 발달된 주차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차를 타고 유후인으로 가는 길에 유후다케 전망대에 들렀습니다.

유후다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유후다케
유후다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유후인 시내

  우리나라도 산이 참 많고 아름다운데, 일본의 산은 어쩐지 우리나라 산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섬나라 산의 특징이 있는 걸까요? 유후다케산도 그 나름의 특색과 매력이 있는 거 같습니다. 유후다케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 장 찍고, 전망대 매점에서 과자도 몇 개 사고 다시 유후인으로 출발했습니다.

 

유후인 - 모미지 덮밥, 유후인 거리

 

  유후인에 도착한 우리는 가장 먼저 점심을 먹을 식당을 향했습니다. 어제저녁 야키토리 집에서의 참패를 또다시 겪지 않기 위해, 오픈런 아닌 오픈런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예약이 꽉 찼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개구리군이 정말 가고 싶어 하던 덮밥집이었는데, 그래서인지 개구리군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 표정을 본 건지 음식점 주인분께서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오후 1시에 자리가 남아있으니 그때 다시 오라고 하더라구요. 개구리군의 이름으로 예약까지 걸어놓고, 잠깐 유후인역과 그 근처를 구경하고 다시 음식점을 향했습니다.

 

  모미지 덮밥에서 장어덮밥 2인분과 스테이크 덮밥 2인분, 덴뿌라까지 주문했습니다. 3명이 가서 이렇게 주문하자 사장님이 굉장히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다이죠부, 다이죠부." 두 번 얘기하니 그제야 사장님이 알겠다며 음식을 준비하러 가셨습니다. 물론, 주문한 음식은 남김없이 싹 긁어먹었습니다.

모미지 - 스테이크 덮밥모미지 - 장어덮밥모미지 - 덴뿌라
모미지 덮밥의 스테이크 덮밥, 장어 덮밥, 덴뿌라

  모미지 덮밥은 2018년 미슐랭 가이드에도 소개되었던 음식점이라고 합니다.(제가 정확히 본 것이 맞다면) 그만큼 맛있었습니다. 스테이크 덮밥도 장어덮밥도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저도 굉장히 맛있다고 생각은 했는데, 개구리군이 장어 덮밥이 너무 맛있다면서 오버를 하고 까불었습니다. 그 모습이 우스우면서도 이상하게 얄미웠습니다. 개구리군은 일본여행 중 이상한 데서 목소리가 너무 커지고, 행동이 과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계속 "He is Chinese!"라고 그를 소개했습니다. 저는 애국자임이 분명합니다.

 

  점심을 먹고 본격적으로 유후인 거리를 구경했습니다. 관광지로 유명해서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한국인과 중국인이 대부분인 거 같아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핑거푸드도 많아서 커피부터, 어묵, 생크림 롤케이크 등등 맛있어 보이는 것들을 하나하나 먹어보았습니다. 유후인 버거를 먹어봤어야 했는데, 너무 배가 불러서 버거까지 먹지 못한 게 오늘에서야 아쉽네요.

 

  핑거푸드를 즐기던 중 여모씨가 신기한 사실을 하나 발견했는데요. 일본인들은 핑거푸드를 즐길 때 취식보행 하지 않고, 가게 옆이나 길 한쪽 구석에 반쯤 숨어서 먹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관찰을 해보니 음식을 들고 다니거나, 걸으면서 먹는 건 한국 사람들이나 중국 사람들이었고, 일본인들은 대부분 한쪽 구석에 숨어서 먹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점가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길가에 벤치들이 꽤 많이 있는 게 눈에 띄는데요. 그 이유가 그런 벤치에 앉아 핑거푸드 등 음식을 먹기 위한 것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유후인 거리수제 커스터드 푸딩토토로 상점1토토로 상점2
유후인 거리와 수제 커스터드 푸딩, 토토로 상점

  일본에서는 젤리보다 푸딩을 많이 먹는다는 얘기를 어디에선가 주워 들었고, 그중에서도 커스터드푸딩을 많이 먹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 간다면 꼭 커스터드푸딩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유후인 거리에서 수제 커스터드푸딩 상점을 발견했습니다. 캐러멜 시럽을 뿌려서 한 숟갈 떠먹었는데.. 와.. 와.... 정말 맛있더라구요. 우리나라에도 커스터드푸딩을 파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스터드푸딩의 여운과 함께 기억에 남았던 건 토토로 상점이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유후인에 유일하게 존재한다는 토토로 상점은 아기자기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굿즈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도 무척.. 무척.. 많았습니다. 저도 몇 가지 기념품을 샀는데 계산을 기다리는데만 15분 정도 걸렸던 거 같습니다. 토토로 상점 외에도 스누피 빌리지, 우드스탁 네스트 등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상점들이 많았습니다.

 

유후인 - 무소우엔 료칸

  유후인 거리를 구경하는 도중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짧게 내리고 그치긴 했지만, 그 뒤로도 부슬부슬 이슬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습니다. 많이 걸어서 지치기도 했고, 이제 숙소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숙소는 유후인에 있는 는 무소우엔이라는 이름의 료칸이었습니다. 럭셔리 료칸으로 유명한 만큼 정말.. 럭셔리했습니다. 일본 전통 마을 느낌도 물씬 풍겨서 료칸 내부를 산책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넓지는 않았지만)

무소우엔 료칸료칸 내부료칸 내부2
무소우엔 료칸

  저녁과 다음날 아침식사 비용까지 포함이라고 하지만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료칸 내부를 보고 노천탕에 몸을 담그는 순간, '이 정도면 돈 값은 한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온천도 너무 좋아서 30분만 몸을 담가도 피부가 매끈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소우엔 저녁 식사무소우엔 저녁식사2무소우엔 저녁식사3무소우엔 저녁식사4

  무소우엔에서 준비해 준 저녁식사도 무척 훌륭했습니다. 코스 요리로 나왔는데요. '와! 이건 진짜 미친 맛이다!' 하는 맛집이라기보다는 정갈하고 깔끔한 맛에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제공받는 느낌이 좋았던 저녁식사였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 다시 온천을 즐겼습니다. 료칸에 오면 최소 3번 온천을 즐기라고 합니다. 저녁 먹기 전에 한 번, 저녁 먹고 나서 한 번, 자고 일어나서 한 번. 그 말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서 몸을 움직이는데, 여모씨는 어리석게도 발가락이 아프다며 온천을 50분 정도밖에 즐기지 않았습니다. 발가락이 아플수록 온천에 지져야 하는 법이거늘.. 몇 번을 더 온천하러 안 갈 거냐고 물었지만,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고.. 어차피 손해는 본인의 몫이길래 여모씨는 숙소에 쉬게 두었습니다.

 

  두 번째 온천을 끝내고, 숙소에 준비해 두었던 사케와 맥주를 먹고 마지막 날을 위한 잠을 취했습니다.

 


  둘째 날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날이었습니다. 유후인 거리와 무소우엔 료칸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을 정도네요. 마지막 날엔 많은걸 하진 못했지만, 다음 포스팅 때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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